오션의 차 박람회 관람기 3 : 하동세계차엑스포 2

오션의 차 박람회 관람기 3 –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 2편

2023년 9월 20일, 글쓴이 오션



4월 중순은 모두가 기다리던 햇차의 철입니다. 햇차 시기에 맞춰 보성,하동 등의 지역에서 커다란 차 엑스포가 줄지어 시작하는데요. 그 중 몇 곳의 차 엑스포에 방문한 후기를 다우님들과 현장감있게 생생히 나누고싶어 준비해봤습니다. 제가 느꼈던 걸 그대로 전달해드리고 싶어 관람순서대로 적었으니 즐겁게 봐주세요! 😁



하동에선 여유있게 걸어보세요.


“차를 타고 6분인데 걸어서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 결국 친구와 함께 걸어가기로 했죠. 인도가 없는 길도 있어서 안전을 위해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이동했습니다. 느긋한 걸음으로 하동 밤길을 만끽하며 춤을 추면서 왔는데요. 그래서인지 예상시간보다 30분이 더 걸렸어요. 그 덕분에 빛 한 점 없는 칠흑같은 길을 마주쳐도 무섭지 않았답니다.

하동의 아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펼쳐진 하동의 풍경에 깜짝 놀랐어요. 다우들이 전해준 하동 찬사가 한 번 더 와닿는 순간이었죠. 이불에서 당장 벗어나 일행과 함께 하동의 녹음을 감상했답니다.

숙소 앞집 마당에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이불빨래가 널려있어요.
도시와는 다른 따뜻한 풍경!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어찌나 좋던지 마당에 이불을 널어놓은 집도 보였어요. 볕 좋은 곳에 이불을 널며 살고 싶었던 저의 꿈을 눈앞에서 직접 보니 황홀했습니다.


지난밤에 도착한 일행과 아침 식사를 하러 차를 타고 어제 방문했던 국숫집으로 향했는데요. 익숙함이 느껴져 창밖을 살펴보니 지난 밤, 친구와 한 시간 반을 꼬박 걸어온 길이었어요. 깜깜해서 잘 안 보였던 하동의 멋진 산맥과 차밭이 눈앞에 드넓게 펼쳐졌습니다. 이렇게 멋진 풍경 속에서 밤 산책을 했다니, 깜깜해도 무섭지 않았던 게 이런 이유였었네요.



내겐 너무 멀었던 1행사장



식사를 든든히 한 뒤, 2행사장에 재방문했습니다. 일일권으로 두 행사장을 모두 갈 수 있어 이틀째엔 1행사장을 가려고 했는데요. 찾아보니 1행사장은 2행사장에서 셔틀버스를 타도 약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어요. 아쉽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2행사장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점점 다채로워지는 한국차 패키지



같은 곳을 이틀 동안 보게 되면 지루할 것 같지만, 1행사장을 가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이 금세 사라질 만큼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첫 방문에서 둘러보는 식으로 다녔다면, 두 번째 날엔 예쁜 포장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렇게 감각적인 포장이라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겠더라고요. 선물을 받고 웃는 모습이 상상되니 지갑을 열 수밖에요.



온정 가득한 시음 부스




한국 차 포장을 보니 내용물이 궁금해집니다. 어떤 맛일까요? 최대한 많은 다원의 차를 경험해 보리라 마음을 먹었는데요. 모두 환한 표정으로 젊은 사람이 차를 마시러 오니 참 좋다며 기꺼이 차를 내주셨어요. 덕분에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시음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주시는 차를 마시다 보니 찻자리에도 관심이 갑니다. 부스마다 꾸려놓은 분위기가 전부 달라 각 다원의 개성이 도드라지는데요. 어떤 기물을 사용하는지, 기물 아래 깔린 천, 물 온도와 찻잎은 어느 정도 넣는지… 팽주의 손끝과 물줄기를 따라 눈이 바빠집니다. 지리산이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차 맛에 대해서 오손도손 떠들어 보기도 합니다.

똑같은 지역, 시기에 나온 햇차도 다원마다 차 맛이 분명히 달라서 눈이 커지기도 하고 차에 대한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시음하는 내내 눈, 코, 입이 호강했지만, 온정까지 나눌 수 있어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죠.



지리산도 식후경


이렇게 연달아 차를 마시다 보면 평소보다 훨씬 배가 고파집니다. 다회 중간마다 다식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 못해 아파져서 다식을 조금씩 챙겨 먹었는데요. 이날은 다회가 아닌 차 행사장이니 10시부터 18시까지 부지런히 시음하는 날입니다. 무조건 밥을 든든히 먹어야 하겠죠.

주차를 다시 하기 힘들 것 같아, 걸어서 식당에 가기로 했는데요. 덕분에 이런 멋진 풍경을 배경 삼아 걷게 되었어요. 정말 근사하죠? 하동에 온 이후로부터 자연에 푹 빠져서 계속 걷게 됩니다.



📍연당 /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461

넉넉한 양과 맛, 다양한 메뉴로 인기가 많은 식당입니다. 노곤하고 개운한 맛의 온소바, 탄력 있는 면에 감칠맛이 가득한 냉소바, 칼칼한 김치 전병과 속이 꽉 찬 고기 전병을 먹었습니다. 바쁘지 않은 때엔 직접 담근 식혜를 판다고 하는데 먹어보지 못해 아쉬웠어요.



새로운 감각을 깨워주는 한국 차



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쌍계사로 향했지만, 저는 궁금한 차가 많았기에 재입장을 결정했습니다. 안 마셔본 차도 있지만, 같은 찻잎도 우림법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점도 놓칠 수 없거든요. 녹차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라고 하니, 올해의 녹차를 열심히 찾으러 다녔습니다. 자리에 앉아 차를 만든 이의 손으로 우려진 녹차를 마셔봅니다. 분명 똑같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달라지는 맛에 눈이 번쩍 떠집니다. 게다가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그 분위기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죠.





부지런히 차를 마시다 보면 매번 새로운 감각을 알게 됩니다. 따뜻함과 시원함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온 만큼 ‘시원하다’라는 표현은 특히나 와닿습니다.

차를 한 입 머금어 보면 입 안은 달달하고 따뜻해집니다. 이때 꿀꺽 넘기고 숨을 깊게 들이신 뒤 내뱉으면, 비가 한바탕 내렸던 숲속에 들어온 듯 시원함이 느껴지는데요. 이 순간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차를 접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감각, 한국 차는 매번 몰랐던 감각을 일깨워 줍니다.



만드는 이를 닮아가는 차



어떤 곳은 ‘차 한잔하세요.’라는 한 마디도 없이 온화하게 웃고만 계셨던 분도 있었어요. 홀린 듯이 앉자, 10년 넘은 병차를 뜯어 우려주셨죠. 호수처럼 잔잔한 맛이 인상적이어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여쭤봤어요. 볕에 말린 찻잎을 수증기에 쐰 뒤, 강한 압력으로 눌러 단단하게 만든 건데 이걸 ‘압병차’라고 한대요. 마실수록 오래된 백차 같은 과실의 농밀함이 느껴지는게 맘에 들어 구매 의사를 표하자, 저에게 ‘행여나 차를 마신 값으로 구매하는 거라면 그러지 마셔요.’라고 하시는게 아니겠어요. 미안한 마음만으로 구매하기엔 저는 주머니가 그리 넉넉지 않다 말씀드리니 웃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구매한 차를 마셨는데, 그 때 마셨던 잔잔함이 다시 느껴집니다. 팽주님의 온화함이 떠올랐지요. 마실수록 드는 생각이지만 차는 만드는 사람과 참 닮은 것 같아요. 자식이 부모 따라가듯, 차도 어쩔 수 없이 만든이를 닮는 걸까요?



하동에서의 마지막 밤

다양한 행사가 열정적으로 진행되던 무대가 조용해지자, 폐장 시간인가 하여 시계를 봤습니다. 어느새 저녁 여섯 시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부스들도 정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정리하는 분위기에 따라 시음을 마치고 구매한 차를 가방에 정리한 뒤, 흩어진 일행과 만나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전날 열어보지 못했던 주방 서랍을 열어보니 차 도구가 있었어요. 차의 고장이라 그런지, 당연하다는 듯 차 도구가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게 반가웠습니다. 한국 차를 즐기는 사람이 더 늘어, 어딜 가도 차 도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모두 식탁에 모여 행사장에서 있었던 일을 도란도란 나누었습니다. 올해 햇차 맛은 어땠는지, 어떤 곳의 우전이 가장 취향이었는지, 우전파인지 세작파인지, 백차는 맛보았는지, 입에 맞는 발효차를 발견했는지, 각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차는 무엇인지.. 수많은 질문이 오가고 서로 구매한 차를 꺼내 보이기도 해보고 나눠도 보고, 함께 차를 우려 마시는 시간도 가져보는 밤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날, 월요일을 이 정도로 원망해도 되나 싶었어요. 귀한 시간 1분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얼른 씻고 전날 구매한 유자차를 우리고 책을 한 권 집었습니다. 시야 밖으로 아른거리는 멋진 지리산의 산맥에 시선을 뺏겨 결국 책을 덮었지만요. 유자차를 마시며 눈앞의 지리산을 바라봅니다. 무리해서 내일 새벽 기차를 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계속 머물고 싶어지는 하동이었네요.





하동에서 서울로

‘이젠 정말 집에 가야 하는구나’를 알리는 화개터미널 전경, 하루 이틀로는 너무 모자란 멋진 차 여행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직접 운전해서 하동 곳곳을 다녀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길 정도니까요. 내년 하동 차 엑스포는 어떤 모습일까요? 내년엔 올해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상상만 해도 벅차네요. 그때까지 저는 다양한 한국 차를 마시며 내실을 다져놓아야겠습니다. 2023년 하동 차 엑스포 요약 정리를 마지막으로 적고, 다른 차 관련 행사로 다시 인사드릴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았어요!

– 부스마다 차 가격이 명시되어있어요.
–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어요.
– 각종 체험시설이 많아서 좋았어요.
– 셔틀버스가 터미널/기차역까지 다녀서 좋았어요.
– 천막이 하얀색이라 차 수색을 볼 수 있었어요.
– 볼거리가 많았어요.
– 제로페이 할인 지원 좋아요!
– 행사장 주변에 식당이 있어서 좋았어요.
– 차 엑스포 입장권 지참 시 주변 시설 이용 할인이 좋았어요.

😞아쉬웠어요..

– 1행사장과 2행사장 거리가 너무 멀어요.
– 매일 결제해야 하는 입장료가 부담스러웠어요.
– 시음부스가 행사장 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행사장 거리가 서로 멀어 못 가본 시음부스가 많아 아쉬웠습니다.
– 입장료도 있는데 저렴하지 않은 체험시설 이용료가 부담스러워요.
– 행사 무대와 시음부스 거리가 가깝고 행사 소리가 커서 판매자와 소비자와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했어요.
– 수유실은 엄마만 들어갈 수 있는게 아쉬웠고, 유모차 진입이 어려운 높은 턱이 있어 아쉬웠어요.
– 대체적으로 유모차가 다니기 어려운 길이에요.
– 행사장 바닥 전선보호관으로 인해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웠어요.
– 장애인은 화장실 이용이 어려웠어요.
– 차 박람회의 현수막이 너무 많아서 하동 경관을 해치는 것 같아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