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시 <담다> : 찻집 녹원

찻자리에 가면 만나볼 수 있는
맛나는 다식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어요

어릴 적부터 즐겨 먹던 맛있는 떡
할머니가 숨겨두었다가 하나씩 주시던 약과
어릴 땐 몰랐던 맛있는 양갱

찻자리를 더욱 빛내주고
우리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맛있는 다식과 다식을 만드는 분들을
만나봅니다

노스탤지어의 공간

찻집녹원은 어쩐지 ‘노스탤지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곳입니다. 옛기억을 추억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공간이라, 아니면 이 곳을 다녀간 이들의 기억들이 남아있는 엽서존 때문에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맛있는 수제양갱과 오후의 시간을 함께할 시간차가 있는 회기동의 사랑방 ‘찻집녹원’의 구성원을 뜻하는 팽주분들과 나눈 녹원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실래요?​

찻집녹원은 어떤 곳인가요?

찻집 녹원은 동대문구 회기동 인근 3개의 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함께 운영해 나가고 있는 ‘찻집’이에요. 1985년 개업해서 2016년 폐업한 전통찻집 녹원을 학생들이 되살렸고, 지금은 학생들의 사랑방으로, 옛 녹원을 기억하는 교수님들과 졸업한 경희대 학생들, 주민들의 추억을 지켜내는 공간으로, 지역 곳곳에 멀리 퍼져 있는 생산자들을 한데 엮어내는 역할을 맡아가며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찻집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계절차, 잎차, 청차와 같은 차와 우유에 고소한 가루들로 맛을 내는 라떼 ‘꼬숩이’, 차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다과인 양갱과 흑임자와플 등을 판매하는 어엿한 찻집으로 자리잡았죠. 과거 회기동을 품었던 옛 녹원은 오늘날 회기동의 찻집, 그리고 사회적 협동조합의 모습으로 또 다른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현재는 대학생들이 찻집녹원을 운영하고 있잖아요. 대학생들이 찻집녹원을 운영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녹원 재건 프로젝트는 2017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우대식 교수님께서 다양한 전공을 가진 대학생들을 모으면서 시작했어요. 1990년대 ~ 2000년대에 대학생 시절을 보냈던 교수님께서 애정하던 전통찻집 녹원이 2016년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되었는데요. 이 소식에 안타까움을 느낀 여러 대학생들이 재건 프로젝트에 모여들었어요. 식음료 메뉴 개발은 조리과 학생들이, 경영적인 측면에서 홍보와 운영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맡았죠. 내외부 공간 구성은 주거환경학과 학생들이, 로고와 상품 디자인은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맡아 새로운 녹원을 만들어갔어요.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를 통해 2018년에는 새로운 찻집 ‘녹원(Knockone)’을 개업했어요. 이후 이 공간이 학생들을 통해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팽주를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물려주는 지금의 운영방식을 채택하여 운영 중이에요.

찻자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팽주’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텐데요. 찻집녹원에서 사용하는 ‘팽주’는 어떤 뜻인가요?

‘팽주(烹主)’라는 단어는 찻자리의 주인, 차를 우려 내어주는 사람을 뜻해요. 하지만 녹원에서의 ‘팽주’는 더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입니다.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녹원의 구성원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어 ‘팽주’는 녹원의 일원임을 인식하게 하고 자랑스럽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단어죠. 팽주들은 주체적이며 능동적이고, 이타적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세상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손님들을 항상 밝은 태도로 환영하는 것처럼요.
녹원은 구성원 모두를 ‘팽주’라고 지칭하고 수평적 관계와 구조를 이루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다 팽주이고, 이곳의 주인이야’라는 마음을 가지고 동등하고 같은 위치에 서서 함께 녹원을 이끌어나가고 꾸려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팽주들은 선한 사람들이 선한 행동을 하고, 그것을 보고 배우며 선한 영향력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요. 앞서 받은 좋은 것들을 후대의 녹원에 물려줘야겠다는 마음을 바탕으로 좋은 대물림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 찻집 녹원 팽주들의 못다한 이야기 보러가기

찻집녹원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나요?

녹원은 ‘상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함께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그 속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해내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팽주들을 통해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내비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팽주들에게는 스스로의 녹원을 일구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며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녹원을 찾아 주시는 분들께는 상생과 협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연결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드리며 가치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으로서의 녹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먼저 우리가 무엇을 판매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판매하려고 해요. 값싼 재료로 만들어 대량으로 판매해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생산되어 어떻게 녹원까지 왔고, 그 재료들을 어떻게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할까를 고민해요. 그 과정에서 주요 차재료들은 가장 맛있는 산지의 농가로부터 받아 사용하려고 노력하며, 생산자 또는 유통과정에 계시는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녹차는 보성의 세작을 사용하고 있고, 오미자청은 강원도 홍천에서 구매해 옵니다. 올 여름의 ‘청귤캐모마일차’는 제주에 있는 농원에서 솎아내는 중에 버려지는 청귤을 받아와 청으로 담가 사용하고 있답니다. 청량리시장에서 과일을 구매할 때는 원산지를 늘 상인분께 여쭙고 구매하고 있어요. 흑임자와플은 회기시장의 떡집에서 받아오는 흑임자로 구워내고요.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를 메뉴판과 홍보물을 통해 전달해요. 이렇게 녹원은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에게 귀를 기울이고 손을 내밀며 우리의 위치에서 차문화와 식문화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루살롱이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마루살롱은 녹원의 마루 좌석에서 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요. 대화가 단절되기 쉬운 현대 사회 속 사람들에게 마루살롱이라는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고, 녹원이 자신의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자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이죠. 마루살롱에서 익명으로 진행되는 대화를 통해 스스로의 내면,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편한 마음으로 소통하고, 쉬어 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어요.

옛 녹원을 재건하고 지금까지 잘 운영해오고 계신데, 앞으로의 찻집녹원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녹원은 비영리법인의 설립까지 우직히 걸어오며 우리의 에너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해왔어요. 팽주들이 모두 무급으로 근무하면서도 큰 이윤이 나지 않는 녹원은 운영방식부터 수익 구조, 사업 모델이 ‘비정상적’으로 비춰지곤하는데, 저희는 이렇게 비정상적인 모습의 녹원이 오래오래 이어지는 것이 찻집 녹원의 목표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리학과에 재학하는 한 팽주가 말하길, 녹원은 인간이 특정한 장소에 갖는 애정과 정서적 교감을 의미하는 토포필리아(Topophilia, 장소애)가 쌓여가는 공간이라고 하더라고요. 한 장소에 개인의 서사가 개입되고 자신만의 토포필리아가 형성되어 그곳을 안식처로 기억하거나,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해지고 추억이 되살아난다는 거죠. 녹원에는 옛녹원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개개인의 추억들이 쌓여가고, 찻집 녹원을 만들어가는 팽주들의 기억들이 겹겹이 덧대어져가고 있어요. 이렇듯 한 사람 한 사람의 토포필리아를 품은 녹원이라는 공간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 녹원의 목표입니다.

또한, 이렇게 녹원을 지켜가며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꾸준히 발굴하여 실행에 옮기고,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모아 연결짓는 역할과 그에 걸맞는 기량을 갖추는 것이 녹원의 비전입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할 시그니처메뉴인 수제양갱과 블렌딩티를 소개해주세요.

녹원의 양갱은 우유가 들어간 수제 양갱입니다. 설탕이 적게 들어가고,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가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어요. 다양한 다과 자리에서 차와 함께 곁들여 즐기기 좋아요. 직접 쑤어내는 앙금을 사용하는 통팥 양갱부터 초콜릿 양갱, 흑임자 크림치즈 양갱 등 뻔하지 않은 맛을 가진 9가지 종류의 양갱을 만들고 있습니다. 옛 것에 우리의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내고자 노력했답니다.
시간차는 청량리 시장에서 차재료를 직접 구매해 원물을 손수 말리고 배합하여 만드는 정성이 가득 들어간 블렌딩티에요. 오후 12시차는 상쾌한 맛을 통해 활기를 가져다주고, 오후 3시차는 오후의 나른한 몸에 건강을 불어넣어주며, 저녁 6시차는 하루를 포근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차랍니다. 녹원에 직접 오시면 찻주전자와 숙우, 찻잔과 같은 다기를 갖추어 내어드리고 있습니다.

⬇ 사진을 눌러 스토어 바로가기 

마지막으로 이 전시글을 읽는 다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찻집 녹원의 차 한 잔, 양갱 하나씩 가볍게 즐기면서 자신을 챙기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녹원이라는 공간이 궁금하시다면, 직접 방문하셔서 엽서존도 이용하시고, 공간도 들여다보시면서 발자취를 남겨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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